포르쉐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가
제시하는  진짜 럭셔리의 세계

서울
포르쉐를 소유한다는 건 다양한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누군가에겐 속도, 다른 누군가에겐 아름다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꿈일 테니까. 타이칸은 이 모든 환상, 포르쉐의 역사와 철학을 그대로 이은 브랜드 최고의 전기차였다. 포르쉐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나섰다. 포르쉐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가  그 빛나는 증거다. 

  

이제 타이칸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포르쉐가 만든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배터리의 무게감과 부피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모조리 극복하고 포르쉐가 추구해온 가치를 엄격하게 충족시킨 포르쉐의 현재이자 미래. 의심이 사라진 자리에는 참 많은 사람의 소유욕이 남아 빛나고 있었다. 

심지어 타이칸은 포르쉐만이 구현할 수 있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성능을 완벽하게 갖추고도 극도로 일상적인 차였다. 평범하다는 뜻이 아니다. 일상보다 일탈에 가까울 수밖에 없는 전기 스포츠카가 출퇴근, 가족과의 주말까지 책임질 수 있는 성격까지 완비했다는 뜻이다. 

앞좌석과 뒷좌석에 앉은 모든 사람의 편안함을 보장하는 포르쉐라니. 타이칸은 고급 세단이 생각나는 안락함 그대로 당장 트랙을 달려도 승리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전기차였다. 어떤 과속 방지턱 앞에서도 당황하거나 긴장할 필요 없고, 전 세계 어떤 골목에도 고유한 매력을 발산하는 세계관이었다.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영영 알 길이 없지만, 한  번이라도 알게 된다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럭셔리의 세계이기도 했다. 

크로스 투리스모가 지향하는 진짜 럭셔리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그 날카로우면서도 넉넉한 세계관을 다시 한번 확장한 차다. 익스테리어는 이 차의 거의 모든 정체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A 필러의 가장 높은 점부터 리어램프까지 완만하게 떨어지는 선이 널찍한 트렁크와 넉넉한 뒷좌석 공간을 암시하고 있다. 이런 형태 때문에 이 차를 ‘ 왜건’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어쩐지 거부하고 싶은 마음. 왜건이라는 단어에 겹겹이 씌워져 있는 편견 때문이다. 

가족여행부터 트랙까지:

가족여행부터 트랙까지:

왜건은 오랫동안 짐차와 같은 의미로 쓰였다. 짐차라는 단어에는 낭만이 자리 잡을 틈이 별로 없었다. 짐차라는 단어는 오히려 상용차에 더 가까운 이야기. 취미나 취향의 세계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이야기일 것이다. 짐만 싣자고 승용차를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본질에 그대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포르쉐라면, 그 넓은 트렁크에는 어떤 것들을 실을 수 있을까. 혹시 짐차, 왜건이라는 단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낭만을 가득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행복을, 조금 더 고민하면 모험과 일탈을, 우리 가족을 위해 준비하는 환상적인 주말을 싣고 더 멀리, 자연 깊숙한 곳으로 떠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진짜 럭셔리 아닐까? 

그래서 포르쉐는 이 차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두 번째 단서, 크로스 투리스모라는 이름을 생각했다. 크로스는 크로스오버(Crossover)에서 왔다. 어떤 장르에 이질적인 다른 장르의 요소가 합해져서 만들어진 음악. 백과사전은 크로스오버 음악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의 ‘ 크로스’의 의미도 다르지 않다. 아주 다른 두 개의 장르가 합쳐져서 아주 새롭게 탄생한 또 하나의 장르라는 뜻이다. 포르쉐는 스포츠카의 본질에 왜건의 실용성, SUV의 넉넉함까지를 생각했다. 

투리스모(Turismo)는 여행을 뜻하는 스페인어다. 자동차 장르라면 역시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란 투리스모는 장거리를 편하고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자동차에만 붙일 수 있는 이름이다. 포르쉐는 ‘크로스’와 ‘투리스모’의 조합으로 이 차의 성격을 정확하게 정의했다. 다양한 장르를 성공적으로 혼합해 장거리 주행에 최적화한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를 탄생시켰다.

크로스 투리스모의 압도적인 실용성과 신뢰
적재 용량은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뒷좌석을 접으면 무려 1200리터의 용량을 실을 수 있다. 골프? 스키? 서핑? 당장 떠오르는 거의 모든 여가와 스포츠를 감당하고도 남을 공간이다. 헤드룸은 타이칸보다 47밀리미터나 더 넉넉하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뒷좌석 승객의 정수리를 넘어 조금 더 뒤로 이어진다. 고개를 살짝만 올려도 드넓은 하늘과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닛 아래에서는 추가로 84리터의 적재 공간을 찾을 수 있다. 더 많이 싣고, 더 많은 사람과 더 멀리 떠나라는 포르쉐의 배려. 크로스 투리스모야말로 진짜 여행과 여가를 위해 태어난 포르쉐다. 

친환경과 함께하는 럭셔리 :

친환경과 함께하는 럭셔리 :

그렇다면 얼마나 멀리 떠날 수 있을까? 포르쉐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최대 93.4kWh 용량의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기본 사양으로 탑재하고 있다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모델 (유럽 기준): 전기 소모량 복합 (WLTP) 24.8 – 21.3 kWh/100 km, 복합 CO₂ 배출량 (WLTP) 0 g/km, CO2 class A ). 최상위 모델인 타이칸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의 주행 가능 거리는 274km다. 타이칸 4와 4S 크로스 투리스모의 경우는 287km다. 

경우에 따라서는 좀 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된 상태에서의 주행 가능 거리는 인증 주행 가능 거리를 충분히 상회하곤 한다. 타이칸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의 경우, 배터리가 80% 정도 충전된 상태에서 계기판이 보여주는 주행 가능 거리는 약 350km 정도였다. 운전 습관과 의도에 따라 이 거리를 상회할 수도 하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행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는 게 주행 가능 거리지만 딱 하나, 포르쉐 타이칸의 계산이 정확하다는 것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주행 가능 거리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레인지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어떻게 쓰느냐, 가속 페달을 얼마나 자주 깊숙이 밟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주행 가능 거리를 실시간으로 정직하게 표현할 뿐이다. 그러니 멀리 가고 싶은 날은 그에 걸맞은 운전을, 빠르게 달리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날은 또 그에 어울리는 주행 계획을 세우면 된다. 전기차를 타고 장거리를 달릴 때 ‘신뢰’ 이상의 가치는 없다. 운전자는 차가 보여주는 수치를 기반으로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타이칸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직하고 기민하게 계산하고 보여준다. 다 내려놓고 믿을 수 있다. 

과연 포르쉐다운 미래지향적 성능
한국에서는 현재 세 가지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만나볼 수 있다. 최대 476마력을 내는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 571마력을 내는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680마력을 내는 타이칸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 사륜구동을 기본으로 다양한 성능의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최상위 모델, 타이칸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의 시속 100km 가속 성능은 3.3초다. 최고속도는 시속 250km, 

트랙이든, 자갈길이든:

트랙이든, 자갈길이든:

어떤 도로에서든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엄청난 힘으로 달려 나간다. 밟는 순간 최대 토크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전기차 특유의 성격이다. 그 상태로 몇 초를 버틸 수 있다면 당신의 몸이 엄청난 중력 가속도와 속도에 반응할 때의 변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발바닥 아래에서 시작된 혈류가 종아리와 허벅지를 타고 올라와 복부와 명치 언저리에서 잠시 머문다. 그때의 기분 좋은 간지러움. 놀이동산에서 가장 빠른 기구를 탔을 때의 바로 그 기억. 그대로 조금 더 버틸 수 있다면 천천히 시야가 좁아지면서 조금은 더 아찔한 쾌락에 닿을지도 모른다. 몇 번을 경험해도 다시 한번 경험하고 싶은 느낌. 포르쉐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를 다시 한번 유일하게 만드는 감각이다. 

이럴 땐 반드시 포르쉐 E-스포츠 사운드를 켜놓기를 추천하고 싶다. E-스포츠 사운드는 포르쉐가 만든 인공의 소리다. 모터가 돌아가는 미세한 소리 외에는 침묵을 지키는 전기차의 특성에 약간의 재미를 더한 것이다. 내연기관이 그런 것처럼 속도와 힘에 따라 다른 정도의 소리를 들려준다.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가 트랙을 주행할 때 내는 소리를 기반으로 만들었는데, <스타워즈> 같은 SF 영화에서 듣던 우주선의 소리와 가장 흡사하다. 따라서 고속으로 질주할 땐 그대로 지구를 벗어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전기차가 미래의 탈것이라는 느낌을 가장 적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능이다. 

그렇다면 어떤 주말을 설계해야 할까?
이 느낌 그대로 트랙으로 달려가는 것도 최상의 주말을 보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트랙의 묘미는 속도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해진 코스를 몇 번이고 반복해 달리면서 0.1초라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한 바퀴를 돌아내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바로 트랙이다. 그야말로 스포츠의 영역이고, 연구와 훈련과 경험에 따라 스스로를 이길 수 있는 수련의 영역이기도 하다. 물론, 포르쉐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1200리터에 달하는 적재 공간에 캠핑 장비가 잔뜩 실려 있는 주말이라면 조금은 도전적인 코스를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주행이 까다로운 험로를 주파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갖추고 있다. 모든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가 사륜구동은 물론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프로드 패키지를 선택하면 최저 지상고를 최대 30mm까지 높일 수 있다. 앞바퀴와 뒷바퀴 펜더에는 차체를 보호하기 위한 검은색 디테일이 적용돼 있다. 센터페시아 아래에는 그래블(Gravel) 모드도 있다. 직역하면 ‘자갈 모드’라는 뜻이다. 노면이 불규칙한 오프로드에서도 최적의 주행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다.

실용성과 럭셔리, 둘 다 한 번에:

실용성과 럭셔리, 둘 다 한 번에:

어떤 스포츠카는 일반 도로를 달릴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도로의 굴곡이나 요철의 상황에 따라 차체가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도에서 속도를 겨룰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저 스포츠카 특유의 스타일만을 위해서 이 모든 불안과 불편을 감수해야 할까? 포르쉐는 911조차 일상을 포괄하는 넓은 품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 타이칸은 전기차라는 장르에 최초로 도전하면서 911과 파나메라 사이에서 스포츠 주행과 품격이라는 상반된 성격을 두루 성취한 걸작이었다.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그 모든 걸 다 갖추고도 자꾸만 운전자를 부추긴다. 조금 더 멀리,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떠나라고 권하는 목소리이기도 하다. 일반 도로와 트랙, 길이 아닌 곳까지 정복할 수 있는 포르쉐를 누가 외면할 수 있을까? 이 넉넉한 공간을 다 채우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면 우리는 몇 박 며칠을 계획해야 할까?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어떤 일상, 어떤 일탈이라도 감당할 수 있다. 그러니 진짜 중요한 건 오로지 당신의 마음가짐. 경계 없이 달리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짜릿한 상상력일 것이다.

정우성(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더파크 대표)
정우성(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더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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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모델 (유럽 기준)

WLTP*
  • 24.8 – 21.3 kWh/100 km
  • 0 g/km
  • A Class

타이칸 크로스 투리스모 모델 (유럽 기준)

연료 소비
전기 소모량 복합 (WLTP) 24.8 – 21.3 kWh/100 km
복합 CO₂ 배출량 (WLTP) 0 g/km
CO₂ class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