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가까워진 하늘
Test Drive: 신형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는 새로운 유압시스템의 전동식 톱을 갖췄다. 911 카레라의 강력한 퍼포먼스는 유지한 채 톱을 여닫는데 걸리는 시간은 991대비 1초나 앞당겼다.
포르쉐 911이 세상에 처음 나온 해는 1963년. 개선과 발전을 거치면서도 911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아이콘이 됐다. 대단한 건 이 아이코닉한 라인이 쿠페든 카브리올레든 형태와 상관없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것. 더욱이 이번 8세대 신형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는 강력해진 성능에 맞춰 구형(991)보다 20mm 길어지고 앞, 뒤 트랙션도 46, 38mm나 넓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완벽에 가까울 만큼 쿠페와 흡사하다. 여기에는 새로 적용한 플랫버톡이란 기술이 주효했다. 마치 이불 개듯 루프가 네 겹으로 접힌 뒤 그대로 리어 후드에 실린다. 신형 911 카브리올레의 소프트 탑은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시속 50km 이내에서 여닫을 수 있다. 하지만 하늘을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초 빨라졌다. 구형과 달리 양쪽에 한 개씩 달린 실린더가 5kN씩 힘을 낼 수 있어 12초면 충분한 까닭이다. 무게도 줄였다. 소프트톱의 뼈대를 이루는 프레임을 모두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으로 만든 무게도 35kg에 그친다. 전자식 윈드 디플렉터는 시속 120km 이내에서 작동 가능해 톱을 열고 달릴 때 실내로 들이닥치는 바람을 걸러준다. 주행해보니 991 대비 실내로 들이닥치는 소음과 바람이 톱 개폐와 상관없이 꽤 줄었다.
신형 911 카레라 카브리올레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정숙성이다. 톱 개폐와 상관없이 991대비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과 바람이 크게 줄었다.
신형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에 새로 쓰인 수평대향 6기통 3L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을 420마력에서 450마력으로 끌어올렸다. 터빈과 컴프레서 휠 지름을 각 48, 55mm로 키우고 에어인테이크의 공기흐름을 개선해 터보차저가 더 빨리 돌게 했다. 인터쿨러 위치도 뒷바퀴 뒤에서 엔진 뒤로 옮겼다. 그 결과 압축공기의 이동거리가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인터쿨러 내 흐름도 좋아졌다. 또 냉각용량도 14% 커졌다.
변속기도 이제 8단 PDK다. 파나메라에 들어간 변속기처럼 1단 기어비를 더 짧게 조정해 발진가속을 개선했다. 신형 911의 차체에 쓰인 금속 중 강철은 30%뿐이다. 나머진 전부 알루미늄이다. 이전작인 991.2는 63%가 강철이었다. 이외에도 곳곳을 강화해 차체강성이 5%올라갔다. 신형 911의 브레이크는 911 사상 처음으로 전자식 부스터의 도움을 받는다. 이제 곧 선보일 911 하이브리드 버전에 쓰일 시스템일 뿐만 아니라 포르쉐 전기차에도 간편하게 집어넣을 수 있다. 브레이크 페달도 강철, 탄소섬유, 플라스틱을 섞어 991의 그것보다 41%나 가볍다. 페달 트레블도 더 짧고 답력도 정확하다. 뒷브레이크에 쓰인 디스크는 기존 13인치에서 13.8인치로 커졌다. 공력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에어브레이크로도 쓰이는 커다란 스포일러 역시 카브리올레에 그대로 쓰였다.
이번 신형 911 카레라에서 처음 선보인 웻모드(Wet mode)는 카브리올레에서 더 빛난다. 빗방울이 소프트톱에 떨어지는 소리를 즐기면서 스포츠주행까지 오롯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음(受音)을 위한 마이크가 앞 바퀴 하우징 안쪽에 자리잡고 타이어에 부딪히는 물방울소리를 잡아낸다. 웻모드에서 엔진 스로틀 반응은 부드러워지고 엔진 토크도 억제된다.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이 잠기려는 것도 느슨해진다. 또 자세제어장치와 ABS의 민감도를 끌어올린다.
Another Big 911
포르쉐 카이엔을 갖다가 적당히 멋만 부린 게 카이엔 쿠페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911의 느낌을 제대로 담아낸 또 하나의 스포츠카였다.벌써 7년이라니. 포르쉐 카이엔 쿠페를 시승하는데 지난 2014년 라이프치히 서킷에서 처음 탔던 마칸이 떠올랐다. SUV로 서킷을 달리는 것도 이색적인데 타고 난 뒤 ‘Big 911’이라는 말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뱉는 건 더 신기했다. 그런데 이번에 카이엔 쿠페를 타는데 나도 모르게 ‘이게 진짜 커다란 911이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의외였다.
카이엔보다 A필러를 눕히고 전고는 20mm 낮게, 전장은 13mm늘리고 트렁크도 쿠페처럼 비스듬히 깎은 덕에 전형적인 SUV라기보단 패스트백인 파나메라를 들어올린 느낌의 카이엔 쿠페는 안팎으로 최신 포르쉐의 디자인 요소를 빼놓지 않고 적용했다. 수평을 강조한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 우람한 근육처럼 불룩 튀어나온 앞뒤 펜더, 에어인테이크가 포함된 낮은 앞코, 그리고 한 줄로 쭉 그어져 더욱 넓고 낮아 보이는 테일램프까지. 영락없는 포르쉐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 센터페시아와 계기판을 비롯해 최신 카이엔의 버튼구성과 배치가 상당부분 이어진다.
쿠페란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포르쉐는 카이엔을 갖다가 트렁크 리드만 어슷썰기하지 않았다. 먼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장비자체가 카이엔 차주 입장에서는 입이 뾰로통하게 튀어나올만하다. 스포츠크로노패키지, PASM, 서라운드뷰가 포함된 주차보조시스템, 보스 서라운드 시스템,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20인치 휠이 모두 기본이다.
카이엔 쿠페를 시승하기 전 궁금했던 건 2열공간과 트렁크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이엔과 별 차이 없다. 여기엔 몇 가지 묘수가 있다. 카이엔 쿠페는 카이엔보다 2열 바닥과 루프를 좀 더 깊게 파 헤드룸 손해를 최소화했다. 그리고 루프라인 때문에 살짝 가리는 위쪽 시야를 보완하기 위해 리어 쿼터 글라스를 절묘하게 뚫어놔 측면시야를 더했다. 천장을 가득 채운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도 거주성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다. 또 카이엔 쿠페는 2열에 독립된 스포츠 시트가 기본사양이고 추가 비용 없이 3개 좌석도 고를 수 있다. 다만 적재공간에선 차이가 난다. 카이엔 쿠페는 625~1,540L고 카이엔은 759~1,688L다.
훌륭한 거주성과 활용성 그리고 스타일까지 가졌지만 카이엔 쿠페가 가장 빛나는 부분은 주행성능이다. 2톤이 넘는 대형 SUV에 어울리지 않는 경쾌한 핸들링과 단단함에 운전하는 내내 헛웃음이 터진다. 카이엔 쿠페의 주행질감은 한 마디로 깔끔하다. 노면과 맞닿은 차가 운전자에게 알려줘야 할 정보는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게 전한다. 이중접합 유리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흡차음을 꼼꼼히 신경 써 실내로 들어오는 불쾌한 진동과 소음은 거른다. 우렁찬 배기사운드를 기대하는 사람은 약간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 알고 있다는 듯 포르쉐는 경량 스포츠 패키지도 준비했다. 일부 흡음재가 빠지고 뻥 뚫린 커다란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대신 카본 루프가 올라가며 차체 곳곳의 파츠가 바뀐다.
카이엔 쿠페의 2열 승차감은 준대형세단 수준으로 안락하다. 시각, 청각, 촉각적으로 아주 편한 GT카의 느낌이 물씬하다. 물론 시승차에는 에어서스펜션과 PDCC 그리고 리어 액슬 스티어링까지 들어갔다는 것이 변수지만 새로운 빅 911이 나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911 카레라 S 카브리올레
배기량 (cc): 2,981
공차중량 (kg): 1,610
변속기: 8단 PDK
도심주행 연비(km/L): 7.3
고속도로 주행 연비(km/L): 9.8
복합 연비(km/L): 8.2
복합 CO2 배출량(g/km): 210
등급: 5
카이엔 쿠페
배기량 (cc): 2,995
공차중량 (kg): 2,095
변속기: 8단 팁트로닉 S
도심주행 연비(km/L): 7.1
고속도로 주행 연비(km/L): 8.9
복합 연비(km/L): 7.8
복합 CO2 배출량(g/km): 223
등급: 5
(2020/10 기준)
※ 표기된 연비는 표준 모드에 의한 것으로 도로상태, 운전방법, 차량적재, 정비상태 및 외기온도에 따라 실주행연비와 차이가 있습니다.
※ 해당 크리스토포러스 마켓페이지는 2020년9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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