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들과 나무 곰, 거대한 나무를 만나러 가는 여행
존 출덴코(John Chuldenko)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자동차 TV쇼 ‘백시트 드라이버(Backseat Drivers)’를 쓴 작가 중 한 명이다. 그가 여행에 딱 맞는 포르쉐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를 타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떠난 가족 여행기를 <크리스토포러스>에 보내왔다. 아내 미라바이, 두 딸 아델린과 샬럿, 나무 곰 군터가 함께했다.
무엇이었을까? 아이들 침실 벽에 걸려있던 포르쉐 930 터보 포스터? 차고에서 911 복원 프로젝트에 심취했던 삼촌? 아니면 전시장 유리창 너머로 박스터를 보았던 그 날? 자동차를 향한 정열이 불붙는 순간이나 경험은 때로는 사소해도 영원히 잊히지 않는다. 이후에 우리는 단 하나만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바로 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다.
나는 해마다 모터쇼에서 수집한 카탈로그를 읽으며 글쓰기를 배웠다. 나이를 먹어 작가이자 감독이 된 후, 자동차를 향한 아이들의 열정을 표현할 방법을 늘 찾아다녔다. ‘백시트 드라이버’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어린이들만을 위한 자동차쇼를 만들고 싶었다. 아이들이 자동차와 상호작용 하고 즐거워하고 자동차와 진정으로 하나가 되기를 바랐다. 아이들이 곧 미래의 자동차 운전자들이다.
아내 미라바이와 딸들이 분주하게 가방을 트렁크에 싣는다. 트렁크 도어에서 살짝 튀어나오는 손잡이를 아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본다. 이번 여행은 세계 최초로 포르쉐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를 타고 떠나는 가족 나들이일지도 모른다. 문득 이 여행이 아이들에게 차에 대한 열정을 일깨우는 순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렁크 문을 닫고 캘리포니아 외곽을 향해 출발했을 때 여섯 살 딸의 천 인형 토끼 차차의 눈도 반짝이는 듯했다.
차를 완전히 충전하고 커피 한 잔을 챙겨 5번 고속도로로 향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차가 ‘끽’ 소리와 함께 날아가듯 달린다. 타이어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뒷좌석의 두 소녀가 내는 소리다. 감동한 딸들이 환하게 웃는다! 아이들은 짧은 시간 동안 이 자동차 여행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다 알아차렸다. 탁 트인 도로를 달리며 캘리포니아를 탐험하고, 인상 깊은 풍경 속에서 특별한 자동차를 체험한다. 타이칸이 적정 속도로 달리는 동안 가족이 함께 휴가를 보낸다는 생각에 행복했다. 아무도 내 플레이 리스트에 토를 달지 않아서 더 기뻤다.
세쿼이아 국립공원에서 수많은 커브 길을 따라 올라가면 갑자기 주변이 고요해진다. 바람, 아이들, 세상 모두. 3,000년이나 된 웅장한 나무들 사이로 평화롭게 미끄러질 때 우리 모두 이상하리만치 침묵을 지켰다. 전기차의 속삭임 같은 소리가 마치 이 순간의 의미를 이해하는 듯해서 경건함마저 느껴진다.
깊은 인상: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3,000km2 넓이에 크고 작은 자연의 기적을 담고 캘리포니아의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따라 펼쳐져 있다.
피크닉 하기 위해 쓰러진 고목 근처에 멈췄을 때, 체리 색 차 위에 기를 쓰고 달라붙는 크고 무시무시하게 생긴 곤충이 우리를 맞이한다. 큰딸 아델린은 재빨리 뒷문으로 피하는데, 작은딸 샬럿은 곤충을 데리고 가도 되는지 묻는다. 두 아이의 다른 반응에 놀라며 샬럿이 곤충을 글로브 박스에 숨기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해 질 무렵 요세미티 국립공원 근처 산장에 도착했다. 수사극의 탐정처럼 차 안에 놓아둔 과자가 있는지 꼼꼼히 살폈다. 그런 것이 남아있다면 야생 곰이 찾아와 타이칸을 제 밥그릇으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 충전하기 위해 플러그를 꽂았다. 스마트폰 손전등을 이용해 오두막으로 가는 길을 따라 걸으며 발톱 달린 무엇인가를 만나지 않기만을 바랐다.
곰이 무시무시하다고 믿는 이들은 두 아이를 새벽 5시 15분에 깨우는 편이 낫다. 자연을 체험하고 싶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모험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잠이 덜 깬 아이들을 뒷좌석에 앉히고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새벽 여명이 멋진 풍경 위에 깔린다. 멀리 걸려 있는 풍경화처럼 초현실적이다. 사진작가 안셀 애덤스의 유명한 요세미티 흑백사진에 화려한 색을 입혀 생명을 불어넣은 듯하다.
요세미티는 우리를 겸허하게 만든다. 자연의 연대기에서 인간은 단지 한순간이라는 사실을 온화하면서 확고하게 일깨운다. 여기서 보는 모든 것은 우리가 죽은 뒤에도 오래도록 살아남는다.
좁고 커브가 많은 도로에 접어들자 아델린이 외친다. “이 차가 좋아요!” 빙고. 몇 초 후 나무 사이로 웅장한 풍경이 드러난다. 2,700m 높이 하프 돔, 그 지붕은 거대한 나무숲 위로 400m나 높게 솟아있다. 차를 멈추고 가까운 곳에 있는 바위를 타고 올라가자 멀리서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 지역에 최초로 정착했던 원주민과 그들의 권리를 위해 싸운 열정적인 행동가들이 떠오른다. 이 순간 다행히 아이 중 아무도 화장실을 찾지 않아서 더 행복하다.
공원을 떠나기 전에 다시 한번 차에서 내려 숲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무 아래에서 산책하던 중 샬럿은 다시 곤충 한 마리와 사귄다. 이번에는 푸찌라고 이름까지 붙여준 애벌레다. 고맙게도 자기 가방 속이 아니라 나무껍질 사이에 내려놓았다.
다음 날 아침 끝없이 펼쳐진 캘리포니아의 황금 들녘을 지나며 정처 없이 로스앤젤레스로 향했다. 숲의 작은 생명을 집으로 끌어들이지 않는 데 성공한 대신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생겼다. 약간은 바가지 가격에 산, 전기톱으로 조각한 나무 곰 군터다.
도로 여행의 정수는 기분이나 분위기에 따라 이리저리 달리고 어디선가 멈추는 자유, 그러한 즉흥성이 아닐까. 크로스 투리스모가 품은 특성이기도 하다. 그래블 모드(Gravel Mode)에 맞춘 후 그림처럼 아름다운 강을 향해 달린다. 도착한 후 미라바이와 함께 딸기, 치즈, 살라미, 오이를 잔뜩 차린다. 아델린은 사진작가에게 독일 생활에 대해 별의별 것을 다 묻고, 샬럿은 아니나 다를까 강가 습지에서 곤충 한 마리를 파낸다. 물티슈 없이는 절대 여행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날들은 훗날 추억이 될 겁니다.” 존 출덴코
나중에 광활한 고속도로 위에서 미라바이는 이런 경험을 함께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룸미러를 보니 군터가 딸들 사이 중간 좌석에 안전띠를 두르고 앉아 나무다운 무뚝뚝한 눈으로 내 눈길을 받아준다. 우리 둘 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자유를 만끽하며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공간이 넉넉한 크로스 투리스모는 편안한 특성과 여유로운 공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여준다. 포르쉐의 차세대 팬들에게 언젠가는 자신이 소유한 자동차가 이런 풍경 속을 달리게 되리라는 영감을 불어넣는다. 타이칸 크로스 4 투리스모를 타고 달렸던 여행은 훗날 내 딸들에게는 추억이 될 것이다. 절대 잊히지 않는 중요한 기억이다. 포르쉐의 속도가 아무리 빠르다고 해도 아이들 역시 빠르게 어른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SideKICK: 다음편
이 가족의 이야기는 전 세계 포르쉐 공동체가 함께 한 작품이기도 하다.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포르쉐 클럽인 미국포르쉐클럽(Club of America)이 1955년부터 발행해온 잡지 <파노라마>도 포르쉐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를 타고 떠나는 여행을 기획했다. 그렇게 존 출덴코는 같은 차를 타고 또 한 번의 모험을 떠났다. 이 이야기는 11월 <파노라마>에 실릴 예정이다.
연료 소비
718 카이맨 GT4 RS
-
13 l/100 km
-
295 g/km
-
G Class
-
G Class
911 Dakar
-
11.3 l/100 km
-
256 g/km
-
G Class
-
G Class
타이칸 4 크로스 투리스모 (유럽 기준)
-
24.8 – 21.4 kWh/100 km
-
0 g/km
-
A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