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을 헤치고

로스앤젤레스는 미래의 거대한 댄스플로어 사운드 실험실 같은 곳이다. 독일의 스타 DJ 모과이(Moguai)와 함께 LA에서 가장 쿨한 클럽을 한밤에 둘러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손에 움직이는 것처럼, 멜로즈 애비뉴(Melrose Avenue)의 육중한 철문이 열린다. 나직한 비트가 한밤을 헤치고 울린다. 안뜰에 들어서자 ‘Paradise’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하얀색 방갈로 앞에 직각으로 배치된 소파가 라운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멕시코계 뮤직 프로듀서 페르난도 가리베이(Fernando Garibay)의 스튜디오 콤플렉스는 로스앤젤레스의 핫플레이스이다. 카일리 미노그, 샤키라, U2가 가리베이의 고객이다. 레이디 가가의 앨범 ‘Born This Way’도 가리베이가 제작했다. 가리베이는 일렉트로닉 트랙과 국제적차트 히트송을 넘나들며, 음악계의 아카데미상인 그래미상 후보로 이미 여러 번 지명됐다.

모과이

모과이

안드레 테겔러, 일명 모과이는 전 세계 클럽계에서 가장 성공한 독일인 DJ로 손꼽힌다. 1990년대 초반 테크노, 하우스, 빅 비트를 혼합하여 루르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하여 필 풀트너(Phil Fuldner)와 함께 Punx Studios를 설립했다. 이제 꾸준히 전 세계 순회공연을 하고, 노래들을 리믹스하고 제작하여 다양한 밴드와 뮤지션에게 제공한다. 미국 레이블 mau5trap으로 자신의 트랙도 발표한다.

뒤쪽의 믹서에는 모과이가 앉아 있다. 그는 본명이 안드레 테겔러(André Tegeler)이다. 독일 루르(Ruhr) 지방의 마를(Marl) 출신이다. 독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연방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에서 최연소 축산물 가공업 도제 자격을 취득한 경력이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전 세계를 순회하며 DJ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제 스타다. 그의 ‘Moguai Punx Sound’는 전 세계에서 인기가 높다. 그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에서 음악을 튼다. Sugababes, Girls Aloud, 2raumwohnung의 앨범 제작으로 더블 플래티넘과 골드를 달성했다. 2014년에는 그가 제작한 클럽 음악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음반회사 Beatport에 ‘Song of the Year’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원래 모과이와 가리베이는 다음 프로젝트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갑자기 뮤지션들과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파라다이스’에서 부산하게 움직인다. 가리베이는 노르웨이 인기 듀엣의 긴급 주문을 받아 신속히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뒤 모과이는 포르쉐 911 타르가 4 GTS를 몰고 LA 클럽계를 탐사하는 보이스카우트 역할을 맡는다. “이곳 음악계의 지형은 급격히 변모했습니다.”라고 모과이는 말한다. “오랫동안 메탈과 힙합이 주도했죠.” 하지만 이제는 전혀 다른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지배한다. 모과이는 세계적 명성을 누리고 있는 팝 프로듀서 가리베이와 격의 없이 편안하게 함께 일할 수 있다. 모과이에게는 이 협업이 “잘 컨트롤된 엑스터시”처럼 느껴진다.

올빼미 족:

올빼미 족:

스튜디오의 모과이와 가리베이

40대 중반의 모과이는 노장 축에 든다. 그는 할리우드 대로 플레이하우스의 먼데이 소셜에서 열린 최초의 원정 공연에서 ‘천사의 도시’ LA를 매료시켰다. 그는 LA에 첫눈에 반하진 않았지만, 하우스 DJ 데드마우5 레이블로 꾸준히 트랙을 발표하고 수많은 쇼를 공연한 끝에 2015년 베를린에서 미국으로 건너오기로 결심했다. 이후 모과이는 부인인 배우 비르테 글랑(Birte Glang)과 함께 산타모니카에 살고 있다.

LA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랜 음악 전통이 새로이 혼합됩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베니스와 말리부의 해변, 새벽 놀에 물든 일출, 호황을 누리는 퓨전 음식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영화의 도시 LA는 1960년대 초반을 풍미한 서프록(surf rock) 이후 뉴욕의 음악적 대척점이 되었다. 비치보이스, 도어스, 이글스, 데드 케네디스, N.W.A.의 갱스터 래퍼 등 음악계의 아이콘이 끝없이 등장하는 곳이다.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와 30 Seconds to Mars 등의 유튜브 로커들이 전통을 잇고 있다. 뮤지션 모두 팝의 지형도에서 불멸의 스타가 되었고, 용광로 역할을 한 LA도 전설적 클럽들 덕분에 불후의 존재가 됐다.

선셋 대로를 통해 클럽 Rockclub Whisky a Go Go, Andaz West Hollywood 호텔, Viper Room 등의 전설적 명소가 있는 쇼비즈 거리로 가는 도중의 교차로

오랫동안 이러한 음악은 선셋 대로의 일부로서 할리우드 언덕을 구불구불 올라가는 선센 스트립에서 연주됐다. 레드 제플린은 하얏트 하우스에서 악명 높은 파티를 벌였고, 롤링스톤스의 키스 리처즈(Keith Richards)도 이 건물의 발코니에서 텔레비전을 내던졌다. 예전에 ‘Riot House(폭동의 집)’라고도 불렸던 이 여관은 이제는 Andaz West Hollywood라는 세련된 호텔로 변모했다. 옥상 테라스로 가는 통로에선 난폭했던 시절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선셋 스트립에는 다양한 팝 시대에 생겨난 또 다른 성지들도 존재한다. 고고 걸들을 처음 탄생시켰던 Rockclub Whisky a Go Go에서는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이 연주를 했고, 나이트클럽 The Viper Room은 그런지 시대 및 공동경영자 조니 뎁과 더불어 스캔들의 산실로서 레전드로 등극한 지 오래다. 로큰롤 신화는 로스앤젤레스 DNA에 속한다. 2018년의 사운드는 디지털 비트에 지배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밤에 즐길 수 있는 유흥에는 끝이 있다. 새벽 3시면 대부분 클럽은 영업시간이 종료된다. 그래서 굳이 원한다면 집에 가서 파티를 계속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흥청망청할 여유가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경쟁에서 앞서고 싶다면 정신을 집중해야 하겠죠.” 모과이는 말한다. “잠시도 쉬지 않고요.”

장사진:

장사진:

다운타운의 Exchange LA 클럽 앞에서 길게 줄 서 있는 나이트클럽 열성 팬들
즐거운 기분으로:

즐거운 기분으로:

증권거래소의 돔 천장 아래에서 턴테이블을 다루는 DJ 모과이

Exchange LA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명성 높은 일렉트로닉 클럽 가운데 한 곳이다. 2012년부터 구 로스앤젤레스 증권거래소 건물에 들어서 있다. 댄스플로어는 1929년에 지은 무역 전시장에 마련되었다. 발코니 층이 여럿이고 돔 천장이 높은 이 문화재 보호 건물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 클럽은 점점 더 세력이 확장되는 미국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의 배꼽 같은 곳이다. 국제적 DJ와 공연 그룹이 꾸준히 출연한다.

플래시:

플래시:

역사적 건물에서 즐기는 일렉트로닉 뮤직 레이저 및 댄스플로어
공연:

공연:

레이저 및 댄스플로어 공연.
“경쟁에서 앞서고 싶다면 정신을 집중해야 하겠죠.잠시도 쉬지 않고요.” 모과이

그래서 모과이는 포르쉐 팬이 되었다. 이미 9살 때 그는 이웃집의 911에 경탄했고, 2002년에 자신의 첫 포르쉐를 구매했다. 모과이의 911은 베니스 비치의 스케이트보드 공원에서 LA의 중심지 다운타운으로 향한다. 다운타운에서는 예전에는 누아르 영화의 비정한 탐정들이 아르데코(Art-déco) 건물들을 수색했는데, 오늘날에는 두 구역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금융지구의 유리 고층 건물과 스키드로의 음산한 노숙자 지역이 단 몇 블록을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강렬한 대비는 LA의 뉴 사운드에서도 돋보인다. 클럽계에서는 음울한 색조의 사운드를 가리키는 베이스 뮤직이란 용어를 만들었고, 스타 일렉트로닉 뮤지션 Skrillex는 이 사운드를 다성 브레이크비트 리듬과 결합시켜 인기를 누렸다. 1 Oak, Low End Theory, A Club Called Rhonda 등의 클럽과 이벤트가 색다른 다양성을 보여 주고 있다. 스프링 스트리트에 있는 구 LA 증권 거래소를 개조한 클럽 Exchange는 이른 저녁부터 성황을 이룬다. “이곳에서 저는 2016년 LA 데뷔를 했죠.”라고 모과이는 이야기한다. 익스체인지의 화려한 홀에서도 하드 퓨전 사운드가 춤추는 청중을 열광시킨다. 청중은 하이힐을 신고, 펑크T셔츠를 입고, 멕시코 레슬러 마스크를 쓰고 있다. 특별한 복장 규정은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끊임없이 움직인다.

Avalon

외부는 판타지 대농장 건물처럼 생겼다. 내부는 다층의 극장 홀이다. 이곳에서는 1927년부터 각 시대의 쇼 및 뮤직 거장들의 객원 공연이 열렸다. 오늘날에는 여러 플로어에서 인디와 얼터너티브 밴드 공연 이외에, 꾸준히 열광적으로 거행되는 테크노 및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이벤트도 벌어진다.

피트 스톱:

피트 스톱:

Leo’s Tacos Truck은 할리우드 최고의 멕시코 간식점으로 손꼽힌다.

이런 움직임이 LA의 특징이다. 클럽은 도시 곳곳에 있다. 주유소들 옆에는 멕시코 푸드 트럭들이 서 있다. 이른바 ‘Barrio’라는 구역들에서 온 청소년들이 푸드 트럭들에서 한밤의 추위를 피하고 있다. 자동차들 스피커에서는 낮은 베이스 사운드가 울려 퍼진다. 붕괴와 출발이 밀접히 공존한다. 이를테면 동부 LA의 황폐한 산업지구는갤러리와 스타트업 기업이 들어선 예술구역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빨리, 빨리!”가 슬로건이며, 일렉트로닉 뮤직은 이러한 발전의 전동 벨트 역할을 한다. “이 도시는 행동을 요구합니다. 기존의 생각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라고 모과이는 말하며,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In-N-Out Burger 지점에 차를 세운다.

음료수 컵 바닥에 성경 구절이 인쇄되어 있다. 이 가족 기업 소유자의 뜻에 따른 것 같다. 로스앤젤레스는 요란스럽다. 팝스타가 태어나고 있다. 간식으로 기운을 차리고 멕시코 판타지 데코 스타일의 뮤직홀 Avalon으로 이동한다. 사이키 조명이 깜박거리며 클럽 DJ들이 격렬한 일렉트로닉 쇼를 벌인다. 길 건너편에서는 문화재 보호 건물인 카피톨 레코드본부가 음악의 수도 로스앤젤레스의 초창기를 연상하게 한다. 이 원형 고층건물은 음반을 포개놓은 것처럼 생겼다. 스튜디오에서 예전에 냇 킹 콜이나 프랭크 시나트라 등의 스타들이 음반을 만들었다. 주차장에서는 거대한 벽화에 그려진 재즈계의 레전드들이 후배 뮤지션들의 활동을 지켜보고 있다. “일렉트로닉 뮤직계는 데이빗 보위나 프린스와 전혀 다른 팝스타를 탄생시키고 있습니다.”라고 모과이는 말한다. “우리는 디지털 자료를 가공하여 새로이 구성합니다. 물론 우리 팬들에게도 영웅 숭배가 생겨납니다. 하지만 텔레비전을 집 밖으로 내던지는 뮤지션은 없습니다. 이러한 자아 분출 스타일은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아발론의 DJ들은 거대한 조명 애니메이션에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테크닉이 지배하고, 음악은 브레이크비트가 강하다. 새벽 3시에 마지막 브레이크비트 트랙이 멎고 아발론에서 순식간에 인파가 빠져나간 뒤, 자동차들은 파티 분위기를 간직한 채 한밤 속으로 사라진다.

클럽 주소

Exchange LA
618 South Spring Street (Downtown Los Angeles), CA 90014

Avalon
1735 Vine Street (Hollywood), CA 90028

1 Oak
9039 Sunset Blvd. (West Hollywood), CA 90069

A Club Called Rhonda
장소가 일정치 않음

Echoplex
1154 Glendale Blvd. (Echo Park), CA 90026

Das Bunker
4067 West Pico Blvd. (Arlington Heights), CA 90019

The Viper Room
8852 Sunset Blvd. (West Hollywood), CA 90069

Hotel Andaz West Hollywood 호텔, Riot House Bar
8401 Sunset Blvd. (West Hollywood), CA 90069

Ralf Niemczyk
Ralf Niemczyk